평소 먹던 음식 맛이 변했다면 구강 문제가 아닌 신장 문제일 수 있다. 미각 변화가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지속되는 경우 신장내과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 신장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살펴봤다.
몸에 독소 쌓이면 금속 맛 느껴져
영국 신장질환협회에 따르면, 미각 이상은 신장 질환 환자 세 명 중 한 명에게서 발견되는 증상이다. 신장이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내지 못하면 몸에 독소가 쌓이면서 침 성분이 변하거나 미뢰가 손상된다. 투석을 받고 있거나 만성 신장 질환이 진행될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식사를 하는 중인데도 종이 상자를 먹는 것 같거나, 음식에서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거나, 쓴 금속 맛이 나 음식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
영국 신장내과 전문의 그레이엄 립킨 박사는 “미각 변화는 영양실조, 체중 감소,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어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치료하지 않으면 입에서 소변 냄새가 나거나 발작과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투석과 신장 이식을 시행한다. 미각 변화는 단순히 입맛이 떨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신장 기능 저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가려워 잠 못 이루기도
피부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전신이 가려운 증상도 나타난다. 등, 팔, 어깨, 두피, 배 피부 아래에서 뭔가 기어다니는 느낌이나 따끔거리는 느낌, 쏘는 느낌이 긁어도 나아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증상은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도 있지만, 몇 주, 몇 달, 몇 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해 몸에 독소가 쌓였거나, 신경이 손상된 경우, 면역력 저하로 인해 염증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 발생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혈액투석을 받는 사람의 최대 70%가 가려움증을 경험하며, 투석을 받지 않더라도 만성 신장 질환 환자의 25%가 가려움증을 겪는다고 했다. 투석 치료와 함께 크림과 로션 사용, 식단 변화, 알레르기 치료제 복용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가려움증은 단순한 피부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신장 건강과 연관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다리·발에 경련 생겨
건강한 신장은 전해질 균형을 정상 범위로 유지한다. 칼슘, 칼륨, 인 같은 성분은 근육, 신경, 심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한다. 만성 신장 질환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전해질 수치가 너무 높거나 낮아져 근육 경련이 일어날 수 있다. 탈수나 근육으로의 혈류 장애로 인해 경련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다리나 발이 저리고 근력이 떨어진다.
미국 신장협회는 경련이 잦고 심한 통증이 있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칼슘, 칼륨, 인 수치가 정상 범위 내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원인과 이상 정도에 따라 식단을 조절하거나, 전해질 수치를 교정하는 약물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치료를 받으면서 매일 근육 스트레칭을 하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 도움이 된다.
신장 이상 신호, 이럴 때 병원을 찾아야
미각 변화, 전신 가려움증, 다리 경련은 각각 다른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거나, 며칠에서 몇 주 동안 지속된다면 신장 기능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 만성 신장 질환의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신장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소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조기에 검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와 다른 입맛이나 피부 가려움, 근육 경련이 반복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자.
